[심층취재] 빚내서 살림하는 대구시의 역주행, 'AI 시대에 수작업 시사 편찬' 강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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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작성일 26-03-31본문

본지 검증 결과 AI 활용해 비용 0원·1분, 대구시는 억대 예산 들여 수작업 강행
신라·가야 전공 원로가 현대사 편찬 논란,“전문성 결여된 보은성 인사” 비판
대구시가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4년 만에 2000억 원 규모의 지방채(빚)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시급성이 낮은 시사(市史) 편찬 사업에 1억 2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우선순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시대에 억대 혈세를 들여 수작업 방식의 장기 프로젝트를 고수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본지 직접 검증, AI로 정리하니 효율 극대화
대구시는 지난 30일 동인청사에서 대구시 시사편찬위원회 위촉식을 열고 1995년 이후 중단됐던 역사 집대성 작업을 30년 만에 재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지가 생성형 AI를 통해 대구의 지난 30년사를 정리해 본 결과, 핵심 사료 요약과 체계적인 아카이빙을 마치는 데 든 비용은 0원이었으며 시간은 단 1분에 불과했다.
반면 대구시는 동일한 목적의 사업에 1억 원이 넘는 시민 혈세를 투입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1분이면 끝날 작업을 거부하고, 1년 이상의 시간을 끌며 억대 수당을 챙기는 위원회의 존재 이유를 시민들은 묻고 있다.
물론 정확성을 위한 전문가의 검증 과정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으로 사료 정리의 비용과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 오늘날,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하며 민생 예산을 우선순위에서 밀어내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대사 전공자가 현대사 집대성 논란 “전문성 실종된 보직”
위원장 선임을 둘러싼 전문성 논란도 날카롭다. 대구시는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했으나, 학계 일각에서는 전문성 결여와 원로 예우용 보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주 교수는 신라시대 목간 연구와 가야사 등 고대사 분야의 권위자다. 21세기 대구 현대사를 집대성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할 사업의 수장으로 고대사 전공자를 앉힌 것은 적절치 않다는 평이다.
사학계 관계자는 “고대사와 현대사는 방법론 자체가 다르다”며 “재정 위기 속에서도 특정 학맥 위주의 원로 학자들에게 용역성 예산을 배정하는 것은 ‘보은성 인사’로 비춰질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대구의 실물 경제는 이미 한계치다. 지난해 대구 자영업 폐업자 수는 4만 526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동성로의 상가 공실률은 26.9%로 16년 만에 최악의 수준이다.
임대료를 감당 못 해 야반도주하는 상인들이 속출하는 마당에, 시급하지도 않은 역사서 제작에 억대 돈을 쓰는 것은 민생을 도외시한 처사다.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들은 “그 돈이면 한계 상황에 몰린 수십 가구에 긴급 경영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방채를 발행할 정도로 재정이 악화된 지자체라면 불요불급한 용역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절감된 예산을 소상공인 지원과 상권 활성화에 즉각 투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 정치권의 침묵과 실효성 없는 슬로건
이러한 예산 누수 정황에도 지역 정치권은 무색무취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앙 정부 지원을 내걸고 출마한 김부겸 전 총리는 구체적인 예산 재배치 문제에는 함구하고 있다.
최근 출마 선언 현장에서 보여준 불통 논란으로 시정 감시자로서의 역량에 의문이 제기된다.
현역 김대권 수성구청장 역시 들안길 주차 대란 등 피부에 와닿는 현안 해결보다는 추상적인 복지 슬로건에만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대구의 미래는 수천 페이지의 종이 책자가 아니라, 오늘 하루를 버티는 시민들의 생존에 달려 있다.
빚내서 만드는 역사총서가 누구를 위한 기록인지 대구시는 뼈저리게 성찰해야 하며 지금이라도 사업 방식을 전면 수정해 예산을 재배치하고, 정치권 또한 실전형 민생 대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기술의 발전은 역사의 기록마저 0원의 비용으로 가능하게 만들었지만, 대구시의 시계는 여전히 30년 전 수작업 시대에 멈춰 있다.
1분이면 끝날 일을 1년으로 늘려 억대 세금을 쓰는 사이, 동성로의 상인들은 오늘도 100만 원의 임대료를 내지 못해 가게 문을 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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